유튜브 랭킹
조회수
좋아요
채널
10장 하이라이트
  • 조회수 120,391
  • 2026-07-04
영상에서 타인의 사슬은 그를 죄인으로 못 박은 시선입니다.
못과 망치의 셔터가 박아 넣은 못들, 그를 규정하고 판독하고 한 장의 상으로 고정한 힘 말이죠.
그런데 이 사슬이 그토록 강력했던 것은 그가 비워둔 판단의 자리를 딛고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에서 뫼르소가 그 자리를 자기 자신으로 되찾는 순간, 사슬은 딛고 설 지반을 잃습니다.
완력으로 끊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이 딛고 서 있던 땅을 스스로 되찾음으로써 그들의 손아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하여 타인의 사슬이 하나씩 걸 곳을 잃고 풀려나갈 때, 뫼르소는 자신의 사슬을 스스로 쥡니다. 원래 아무에게도 이어지지 않은 채 그의 손목에서 허공에 매여 있던 그 사슬, 그가 판단을 거부함으로써 텅 빈 곳에 스스로를 묶어두었던 그 사슬을.

이제 그 사슬의 반대편 끝은 허공이 아니라 그 자신에게 이어집니다.
그것은 결박이 아니라 자기결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어디에도 이어지지 못하던 자기기만의 사슬이, 스스로가 붙드는 자유의 사슬로 바뀌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그를 옭아매던 것이 풀려나가는 순간, 그를 못 박던 비와 빛줄기도 못이기를 그치게 됩니다.
셔터음을 내며 그를 끝없이 다시 찍고 다시 죄인으로 정착시키던 그 줄기가, 소리를 잃고 그저 무심히 내리게 됩니다.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 그를 판단하던 세계가 이제 그를 판단하지 않고 다만 그를 적십니다. 그리고 그 무관심은 억압이 아니라 해방입니다. 그것들이 못이었던 것은 그가 망치를 잡기를, 자기 삶의 주어이기를 거부했던 동안만이었어요. 자기 자신을 붙드는 순간, 그것들은 다시 그저 물과 빛이 될 뿐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인간에 대한 찬가라 부릅니다.
그러나 그 찬가는 홀로 선 자의 고독한 승리가 아닙니다.
카뮈는 사유했어요. 홀로 부조리를 감내하는 이방인에서 멈추지 않고 반항하는 인간으로 나아갔으며, 그곳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죠.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가 존재한다."

진정한 반항은 고독한 자기주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반항하는 순간 인간은 자신을 넘어선 공통의 존엄을, 곧 연결을 발견할 수 있게 돼요.
이 영상에서 뫼르소가 타인의 사슬을 끊는 것은 모든 사슬로부터의 도주가 아닙니다.
그를 죄인으로 결박하던 시선을 끊어내는 것일 뿐, 그 대신 그는 스스로 택한 사슬 하나를 손에 남기죠.
타인이 강요한 이어짐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이어짐. 시선에서 도망치는 인간이 아니라, 시선 앞에서 스스로 판결자가 된 인간, 그리하여 비로소 자신의 유대를 스스로 택할 수 있게 된 인간.

이것이 제가 생각한 10장의 엔딩입니다. 그렇게 프문 세계관에 깊게 파고든 건 아니라 부실할지도요...

평생 타인이 바라보고 판독하는 한 장의 죽은 이미지로만 존재했던 자가, 마침내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판결하고, 자기 사슬을 스스로 붙듭니다.
자신의 죄를 회피 없이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 순간이 뫼르소를 죄의 결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진실된 자신과의 대면이 그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줍니다(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봤나요? ㅋㅋ).
어떻게 바라보이든 상관없이, 타인에게 휘둘리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행동할 의지로 서는 용기를.
부조리를 느끼면서도 그저 순응하며 살아가던 이방인의 마지막을, 스스로 판사가 되어 자기 삶을 긍정하고 주체적으로 반항하는 한 인간의 노래로 뒤집는 것.
태양을 마주봄으로써 비로소 자기 삶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것.

그것이 자신의 죄를 직면한 뫼르소라고 생각합니다.

#limbuscompany #림버스컴퍼니 #림버스
댓글 0
0 / 300
  • 등록순
08506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98 롯데IT캐슬 2동 6층 610호
대표이사 : 김정주,김은경 l 사업자등록번호 : 214-86-80927
Copyrightⓒ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All rights reserved.